맛집기행 Ħ. 건대입구 르 빠니에 블루
Posted 2011. 8. 26. 09:49, Filed under: Ð "Restaurants"/Ħ. 맛집기행78번째 맛집
르 빠니에 블루는 건대입구에 있을것 같지 않은 분위기를 가진 프렌치 레스토랑입니다. 미슐렝스타급 레스토랑에서의 경력이 있는 실력있는 쉐프님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입구만 보고 평가하는 것은 매우 이릅니다. :)
레스토랑의 내부는 몇개의 테이블만 준비가 되어있는 작은 공간으로, 일반적으로 예약을 통해서 코스요리가 준비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날의 경우 방문했을 때 안에 손님은 전혀 없었지만, 2시간 뒤 예약 손님에 대한 준비과정에 있는 중이라, 워킹 고객인 우리에게 빠르게 음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르빠니에블루는 일반적인 메뉴를 선택하여 주문을 받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당일의 코스요리는 그날그날 미리 정해져 있고, 고객은 메인요리를 결정하는 것만으로 가격대를 산정하게 됩니다. 우리는 닭가슴살스테이크와 밥이들어간 메인요리를 하나 선택했습니다. 메뉴이름이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는게 아쉽긴 한데, 사실 외우기도 힙이 듭니다 -_-a
작은 규모의 레스토랑인만큼 분위기는 조용하고 매우 따뜻하더군요. 거기다 손님은 우리 커플 단 하나. 나름대로 저렴한 가격에 둘만의 프랑스 코스요리라니. 건대입구에서 느끼기 힘든 굉장히 무드있는 음식점이죠.
전채요리로 시금치와 메추리알을 가지고 만든 요리가 나왔습니다. 한스푼으로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시금치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지만 가볍게 뱃속을 안정감있게 하는 효과를 줄 수 있었습니다. 깔끔함이 매력적이었어요.
추가로 나온 빵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진에서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움과 바삭함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식전빵이 이렇게 맛있는 곳은 참 오랜만이었네요. 기억에 남을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본격적인 코스의 시작. 감자무스와 관자를 가지고 만든 요리. 관자가 살짝 강하게 익혀진 느낌으로 보였지만, 먹어보니 적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담백함이 과한 구성이다보니, 진하게 익힌 관자가 그 안에서 잘 어울리더군요. 코스요리로 천천히 나오다보니 많은 양처럼 보이진 않습니다만, 굉장히 느긋하게 대화를 나누며 먹을 수 있었고, 또한 잘 먹지도 않는 아스파라거스조차 꽤나 '집중해서' 먹었습니다. '그래 같이 먹어야 맛있는 것이지' 라고 생각하면서요 :)
메인에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해산물이 곁들여진 토마토 파스타. 부담스럽지 않은 양으로 깔끔하게 먹었습니다. 토마토 소스임에도 꽤나 담백했습니다만, 이날 요리 코스가 전체적으로 담백하다보니, 토마토 소스의 자극적인 맛이 굉장히 달콤하게 느껴지더군요. 맛났어요 ㅎ_ㅎ
이쪽의 소스 역시 시금치였던가. 잘 기억은 안납니다만, 잘 생각해보니 이날 코스의 중요 음식은 시금치와 함께 했던 것 같네요. 전채요리도, 파스타도, 뒤에 나오는 밥요리도. 녹차 아이스크림만큼이나 싫어하는 것이 녹색으로 얼룩진 요리들인데, 굉장히 잘먹었어요. 일부러 더더욱 집중해서 먹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맛있었거든요.
단점이라면 역시, '생소한 맛' 이라는 것. 맛은 분명히 있었는데 입에 착 감기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건 어쩔 수 없겠지요. 이런 요리를 자주 먹어봤어야... :)
메인요리가 나오기 직전에 나온 샤베트. 가볍게 먹을 수 있었고, 먹고나서는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랄까. 입안을 깔끔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메인요리인 닭가슴살 스테이크. 이 역시 담백. 그래도 닭가슴살을 구울때 곁들여진 소스가 굉장히 입에 맞아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버섯과의 어울림은 제게는 약간 부담스러웠습니다만, 닭가슴살은 매우 좋았어요. 요리 하나하나가 나올때마다 굉장히 몰두해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만족했구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두번째 메인요리. 이쪽은 개인적으로 조금 실패한 느낌 :) 소스는 만족스러웠는데 역시 밥은 취향에서 어긋난듯 ㅠ_ㅠ 그래도 열심히 먹었습니다. 사실 초반에 요리가 나오면서는 양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는데, 이쯤되니 꽤나 배가 ㄱ-... 그리고 시간도; 밥먹으러가서 2시간 가까이 먹은 일은 생전 처음 있는 일이라.. 그래도 그 시간이 지루함이 없었습니다. 중간중간 대화도 그렇지만, 타이밍 좋게 나오는 음식, 음식에 대한 연구 (..) 시간가는줄 몰랐어요. ㅋ
그리고 마지막 크렘블레 + 커피. 굉장히 훌륭한 조합. 그리고 가장 무난한 조합이기도 :) 프랑스 요리에 대해 문외한이었고, 사실 코스요리도 처음이었지만, 쉐프님께서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주셨고, 맛이 워낙 훌륭해서 즐겁게 먹고 나왔습니다. 분위기도 너무 좋았구요. 또 가보고 싶긴 하지만, 약간의 벽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대도, 음식에 대한 생소함도, 가볍게 즐기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도 이유겠지요.
하지만, 분명 기억에 남을만큼, 훌륭한 요리, 멋진 분위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연인들에게는 분명 굉장히 매력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코스요리. 라고하면 그 이름만 들어도 굉장히 비싸고, 입맛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 갭을 확실히 줄여준 레스토랑이었습니다. 건대에서 연인이 가기 좋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분명 1순위로 올리지 않을까 싶네요.
정말 행복한 식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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