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과 열 세 남자,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Posted 2010. 11. 6. 01:02, Filed under: Ð "Review"허영만, 송철웅 지음
이정식 사진
이정식 사진
PMP, PSP를 출퇴근 길에 들고다닌 뒤로는 책을 읽을 시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서 안타깝다. 책을 다시 손에 들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샌가 보기편하고, 웃어버리기 좋은 쇼프로를 뒤적거리는 나를 보면.. 한심하다가도 좋은게 좋은거지 싶기도 하니.
그래도 끈은 놓지 않으려, 괜시레 좋아하던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사들고 다니다가, 책 읽는 열정이 조금 사그러들어서 진척이 잘 안되는 거라. 이번엔 아예 좀더 가볍고, 읽기 편한 책으로 골라보았다.
한국의 자랑스런 만화가 허영만 선생께서 지으신 '허영만과 열 세남자,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라는 책이다. 출사를 자주 다니게 되면서, 서점에 가면 소설 코너와 더불어 가장 자주 서있게 되는 곳이 여행관련 코너였는데, 우연찮게 발견하고는 '이거다' 싶었다. 익살스런 그림체, 멋진 사진, 직접 갈 수 없는 곳에 대한 동경.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얻을 것도 많은 책이었다.
어느날 술자리에서 무심코 뱉은 '바다의 백두대간' 이야기에 다들 솔깃해서 어린아이처럼 신나서 바로 실행해버린 '집단가출호'의 바닷길 따라 대한민국 종주. 60대의 나이에 하고 싶은건 해보고 마는 열정이 멋졌고, 실행할 수 있는 자금력이 부러웠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달려든 허영만 선생의 인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직장, 일상에 치여 살아가면서도 작은 취미생활일지라도 바득바득 실행하고 있는 스스로에게 작은 응원이 되기도 했다. 좀 더 열정적으로 일하고, 좀 더 열정적으로 놀고, 좀 더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게 소소한 화이팅을 보내준다고나 할까.
허영만 선생의 그림과, 가벼운 터치의 기행문을 읽는 듯한 깔끔한 문체, 순간을 담아낸 멋드러진 사진들, 책과 함께 보게된 다큐멘터리까지(EBS에서 방영). 소설, 만화, 사진, 다큐. 일석4조 :)
내가 기본적으로 즐기는 책은, 문체가 매력있거나 (에쿠니 가오리), 특별한 구성력이 돋보인다거나 (무라카미 하루키), 나를 압도하는 수사법에 정신을 잃게 한다거나 (움베르토 에코)... 뭐랄까 일단 글, 문체가 주가 되는 일이 많다. 그러다보니, 좀 더 집중하고, 편안하고, 정숙한 분위기에서 찬찬히 글을 읽는 쪽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다가 오히려 최근 영상물에 빠져 글을 읽기가 힘들어지게 되니, 가볍더라도 메세지가 좋거나, 흥미진진한 책을 읽는게 더 효율이 좋아지는 것 같다. 이번 책은 그런면에서 좋은 계기가 된듯. 가볍게 한 책 뚝딱 하고나니, 열심히 사서 읽다가 그쳐버린 해리포터나, 피를마시는새같은 책들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
책읽는 것도 유행타긴 타는거 같다 :) 한달에 한두권 이상 사던 책이 어느새 몇개월동안 안사게 되었는데, 의지를 다시 만들어준 이 책에 감사를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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